저는 한국문화진흥원 산하의 사이버문화콘텐츠 아카데미에서 여러 온라인 강좌를 수강해 왔는데요.
이곳에서 매달 현업 종사자들의 오프라인 강좌가 개최되는데, 지난 토요일 (4월 29일)은
'대중음악 시장의 새로운 경향'이라는 주제로 방송, 기획사, 음악 포털 분야의 대표적인 분들이
생생한 시장 상황을 전달해 주셨어요. 귀국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도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답니다.^^
그 곳에서 얻은 정보들을 두서없이 리포트 해볼까 합니다. 뮤직 비즈니스 쪽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흥미로운 화두가 되었음 좋겠네요.
1교시 - "공중파와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 현 김윤아의 뮤직웨이브 연출, 심성민 PD님.
웃찾사에 이어 현재 2달째 뮤직웨이브를 맡고 계시는 심 피디님은, 공개음악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과
타 경쟁 프로그램과의 차별점,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의 현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목요일 1시 경에 방송되는 심야 프로인 터라, 저도 아직은 몇 번 보지 못했는데, 피디님의 애정어린
프로그램 자랑을 듣고 나니 이제부터라도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방송 3~4주 전 출연 가수들의 섭외부터 방송 전 리허설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신 후, 실제 방송에 쓰였던 큐시트와 방송분 영상을 함께 보여주셨는데요. 곡의 분위기마다
조명의 컬러와 배치가 다르고, 카메라의 위치나 촬영 방법 또한 사전에 모두 짜여져 있는 일련의 과정
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습니다. TV 시청때는 미처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죠.
경쟁 프로그램인 김동률의 포유, 윤도현의 러브레터와의 차별점은 객석과 무대 거리가 보다
가까워 콘서트 분위기를 십분 발휘한다는 점, 그리고 스피커가 뒷쪽에 자리잡고 있어 방청객이
느끼는 현장감이 생생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 피디님이 가장 내세우신
뮤직웨이브만의 강점은 바로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자기 스타일로 한 곡씩' 부르는 코너입니다.
4월 6일 세븐이 출연하여 불렀던 빅마마의 '체념'은 지금까지 한번도 타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적이
없기에, 팬들 뿐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같은 날 MC the Max 역시
자우림의 '하하하송'을 시원스럽게 불렀더군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K라는 가수도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소울 창법으로 색다르게 불러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마치 외국 시상식의 트리뷰트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이 코너를 도입할 때는 '내가 왜 남의 노래를 불러야 하느냐'는 가수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MP3, 각종 공연 등 음악 소스가 풍부해지면서 지상파 음악 쇼의
입지가 좁아진 지금, 뮤직 웨이브의 이러한 고육지책은 결국 시청자들에게도 한층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수들도 무슨 곡을 부를 지 먼저 상담할 정도라고 하네요.
세븐의 '체념'
사실 현재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예전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이른바
순위 프로그램들도 지금은 주말 오후 2시, 4시 등 어정쩡한 시간대에 밀려나 있고, 뮤직 웨이브
같은 라이브 프로그램은 보통 새벽 1시가 기본입니다. 엠넷같은 케이블이나 인터넷으로 인해
주 시청자인 청소년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요. 더이상 음악 프로에 광고가 붙지 않게 된 것입니다.
뮤직웨이브 역시 KTF의 전액 스폰서쉽으로 방송이 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스폰서쉽 없이는
음악 프로의 존속 자체가 힘들어질 지도 모른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도 내놓으셨습니다.
예전과 달리 가수 섭외도 참 어렵다고 하는데요. 오늘 방송이면 어제 전화해도 달려오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이고, 이른바 C급 가수들도 최소 1달 전에 섭외하지 않으면 출연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대학 축제 등 각종 행사가 빼곡한 5월에는 그야말로 섭외 전쟁입니다. 가수들이
방송보다 행사 위주로 활동을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더 돈이 된다는 얘기겠죠)
이렇듯 철저한 시장 논리로 움직이는 현재 대중음악 시장은, 장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도 앞서 몇차례 포스팅했듯이 미디엄 템포와 발라드 위주의 편중화 현상이 역시나 심각하다는
얘기가 역시나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요. 모바일, 배경음악 수익이 음반 수익을 추월한 지금
시점에서는, 이 흐름에 적응하는 가수들만이 살아남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한편, 80~90년대 전성기였던 라이브 가수들(이은미,이승철 등...많죠)이 너무 이쪽 포맷의
독점을 누리고 있는 것도 제가 간과했던 가요계의 큰 문제입니다. 뮤직웨이브에서도 보다 젊고
새로운 라이브 가수를 발굴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네요.
더불어 월드컵 전 컴백을 노리는 가수들이 3~4월에 걸쳐 대거 신보 발매 러쉬를 이루면서,
현재 음반 시장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에 방영되는 뮤직 웨이브의 공개 녹화는 화요일입니다. 보통 2시간 정도 공연을
하고 그 중 1시간만이 방송으로 나간다고 하는데요. 현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라
하니 꼭 한번쯤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저도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면 잽싸게 방청 신청해서
신나게 놀다 오고 싶습니다.^^
시원시원한 인상의 호남형 얼굴에 재치있는 말솜씨의 소유자이신 심성민 피디님은, 바쁘신
와중에도 성의껏 강의를 해주셔서 1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였어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2교시, 3교시 강연 내용은 계속 연재할께요.^^
이곳에서 매달 현업 종사자들의 오프라인 강좌가 개최되는데, 지난 토요일 (4월 29일)은
'대중음악 시장의 새로운 경향'이라는 주제로 방송, 기획사, 음악 포털 분야의 대표적인 분들이
생생한 시장 상황을 전달해 주셨어요. 귀국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도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답니다.^^
그 곳에서 얻은 정보들을 두서없이 리포트 해볼까 합니다. 뮤직 비즈니스 쪽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흥미로운 화두가 되었음 좋겠네요.
1교시 - "공중파와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 현 김윤아의 뮤직웨이브 연출, 심성민 PD님.
웃찾사에 이어 현재 2달째 뮤직웨이브를 맡고 계시는 심 피디님은, 공개음악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과
타 경쟁 프로그램과의 차별점,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의 현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목요일 1시 경에 방송되는 심야 프로인 터라, 저도 아직은 몇 번 보지 못했는데, 피디님의 애정어린
프로그램 자랑을 듣고 나니 이제부터라도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방송 3~4주 전 출연 가수들의 섭외부터 방송 전 리허설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신 후, 실제 방송에 쓰였던 큐시트와 방송분 영상을 함께 보여주셨는데요. 곡의 분위기마다
조명의 컬러와 배치가 다르고, 카메라의 위치나 촬영 방법 또한 사전에 모두 짜여져 있는 일련의 과정
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습니다. TV 시청때는 미처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죠.
경쟁 프로그램인 김동률의 포유, 윤도현의 러브레터와의 차별점은 객석과 무대 거리가 보다
가까워 콘서트 분위기를 십분 발휘한다는 점, 그리고 스피커가 뒷쪽에 자리잡고 있어 방청객이
느끼는 현장감이 생생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 피디님이 가장 내세우신
뮤직웨이브만의 강점은 바로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자기 스타일로 한 곡씩' 부르는 코너입니다.
4월 6일 세븐이 출연하여 불렀던 빅마마의 '체념'은 지금까지 한번도 타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적이
없기에, 팬들 뿐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같은 날 MC the Max 역시
자우림의 '하하하송'을 시원스럽게 불렀더군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K라는 가수도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소울 창법으로 색다르게 불러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마치 외국 시상식의 트리뷰트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이 코너를 도입할 때는 '내가 왜 남의 노래를 불러야 하느냐'는 가수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MP3, 각종 공연 등 음악 소스가 풍부해지면서 지상파 음악 쇼의
입지가 좁아진 지금, 뮤직 웨이브의 이러한 고육지책은 결국 시청자들에게도 한층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수들도 무슨 곡을 부를 지 먼저 상담할 정도라고 하네요.
세븐의 '체념'
사실 현재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예전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이른바
순위 프로그램들도 지금은 주말 오후 2시, 4시 등 어정쩡한 시간대에 밀려나 있고, 뮤직 웨이브
같은 라이브 프로그램은 보통 새벽 1시가 기본입니다. 엠넷같은 케이블이나 인터넷으로 인해
주 시청자인 청소년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요. 더이상 음악 프로에 광고가 붙지 않게 된 것입니다.
뮤직웨이브 역시 KTF의 전액 스폰서쉽으로 방송이 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스폰서쉽 없이는
음악 프로의 존속 자체가 힘들어질 지도 모른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도 내놓으셨습니다.
예전과 달리 가수 섭외도 참 어렵다고 하는데요. 오늘 방송이면 어제 전화해도 달려오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이고, 이른바 C급 가수들도 최소 1달 전에 섭외하지 않으면 출연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나 대학 축제 등 각종 행사가 빼곡한 5월에는 그야말로 섭외 전쟁입니다. 가수들이
방송보다 행사 위주로 활동을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더 돈이 된다는 얘기겠죠)
이렇듯 철저한 시장 논리로 움직이는 현재 대중음악 시장은, 장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도 앞서 몇차례 포스팅했듯이 미디엄 템포와 발라드 위주의 편중화 현상이 역시나 심각하다는
얘기가 역시나 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요. 모바일, 배경음악 수익이 음반 수익을 추월한 지금
시점에서는, 이 흐름에 적응하는 가수들만이 살아남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입니다.
한편, 80~90년대 전성기였던 라이브 가수들(이은미,이승철 등...많죠)이 너무 이쪽 포맷의
독점을 누리고 있는 것도 제가 간과했던 가요계의 큰 문제입니다. 뮤직웨이브에서도 보다 젊고
새로운 라이브 가수를 발굴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네요.
더불어 월드컵 전 컴백을 노리는 가수들이 3~4월에 걸쳐 대거 신보 발매 러쉬를 이루면서,
현재 음반 시장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에 방영되는 뮤직 웨이브의 공개 녹화는 화요일입니다. 보통 2시간 정도 공연을
하고 그 중 1시간만이 방송으로 나간다고 하는데요. 현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라
하니 꼭 한번쯤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저도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면 잽싸게 방청 신청해서
신나게 놀다 오고 싶습니다.^^
시원시원한 인상의 호남형 얼굴에 재치있는 말솜씨의 소유자이신 심성민 피디님은, 바쁘신
와중에도 성의껏 강의를 해주셔서 1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였어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2교시, 3교시 강연 내용은 계속 연재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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