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히 듣게 된 본작은 완연한 90년대 풍 알앤비인데
2005년 앨범이라고 써있어서 시껍했던..;; 알고보니 1995년 만들어진 앨범이
재발매된 것. 굳이 이 앨범이 물건너 Expansion UK에서 뒤늦게나마 빛을 보게 된것은
프로듀서인 Raphael Saadiq의 네임밸류가 크게 작용한 듯 하다.
Ray Ray라는 예명으로 앨범 전체에 참여한 Raphael의 90년대 프로듀싱을
감상할 수 있는 본작은, 그가 소유했던 Pookie 레이블이 인터스콥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발매되지도 못하고 사장됐던 음반이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출신의 Otis Cooper와 Shugg David는 같은 동네 살던
Raphael에게 데모 테입을 보내 그의 눈에 띄게 된다. Shugg은 Tony Toni Tone의
로드 매니저를 뛰면서 음반 유통을 맡아 일하다가 Pookie 레이블에 싸인을
하게 된다. 첫번째 싱글인 “Keep It On The Real” 과 이듬해 발매된 두번째
“Journey” 가 그나마 그들의 이름을 알렸던 곡들.
전체적인 색깔은 80년대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90년대 초반의
알앤비에서 네오 소울 무브먼트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점의 음악.
보컬은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부드러운 하모니를 들려주며 사운드 역시
따뜻한 느낌의 신디사이저를 기반으로 한 70년대의 아련한 감성이 묻어난다.
한 외국 리스너는 이 앨범을 두고 "Raphael Saadiq의 어덜트적인 면이
묻어나는 음반"이라고 했는데,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이후에
Raphael이 보여준 개성 넘치는 훅과 사운드는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수록곡들이 순식간에 쓰윽 지나가버리는 느낌이랄까. 듣기 편하긴 했지만
특별히 어느 한곡이 내 귀를 붙잡아두진 못했다.
이들은 이후 몇몇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하고 제 1회 애뉴얼 힙합 어워드에서
라이브를 선보이는 등 나름의 활동을 했지만,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데 Otis는 Bay Area 음악 신에서 키보디스트로 활발히 활동해오다가
지난 2005년 “O. Cooper”라는 타이틀로 솔로 앨범을 냈다.근데 이 앨범이 죽음이네...
(http://cdbaby.com/cd/ocooper) <-- 전곡 감상 가능. 12번 트랙 Sunshine 강추.
교회 성가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그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부드러움과
감성을 가진 보컬리스트. 2005년에도 이런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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