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전 앨범 찾아듣기'를 중단하고,
최신 앨범들 몇가지를 구해서 감상에 빠져있는 nonie에요.
외출할 때 들을 여러가지 음악을 갑자기 선곡할 시간이 없을 때,
한 가수의 목소리만 1시간동안 줄창 듣고 있을 자신이 없을 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힘을 합친 뮤지션들의 환상적인 화음이 그리울 때,
저는 아티스트 명에 'Various Artists'라 쓰인 앨범을 집어들곤 해요.
그래서 오늘은 최근 쏟아져나오는 신보들 중에서
'Various Artists' 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사운드트랙과 추모앨범을 하나씩 골라봤어요.
- The Gospel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닌 저와 같은 R&B 리스너일지라도, 흑인음악의 큰 뿌리인
가스펠에 대한 호기심은 조금씩 가지고 계실 겁니다. R&B 종주국인 미국 뮤지션들의
음악적 에너지를 지탱해주는 근원이 바로 종교와 가스펠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가스펠의, 가스펠만을 위한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죠.
2005년 9월 27일 발매.
-THE MOVIE-
하지만, 지극히 종교적, 관습적인 문화인 '가스펠'을 소재로 한 영화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개봉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발매된 지 4개월이나 지나 신보라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굳이 이 앨범을 끄집어낸 건 이 앨범이 국내에 아직 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nonie에게도 어린 시절 열심히 다니던 교회에서 성가대 중창단원으로
이런 저런 복음성가들을 부르며 대회에 쫓아다니던 아련한 기억이 있는데요.
이 영화도 바로 이런 교회 성가대의 합창과 여러 싱어들의 퍼포먼스로 문을 엽니다.
Boris Kodjoe (꺅!)
주된 스토리는, 아버지가 목사로 계신 교회를 떠나 10여년이 흐른 후
통속적인 R&B 가수로 성공한 데이빗이, 다시 교회로 돌아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지극히 리얼리스틱한 얘기입니다. 그의 히트 싱글 제목이 대박입니다. "Let Me Undress You".
(극 중 유일하게 가스펠이 아닌 이 곡은 112의 Daron Jones가 프로듀스했습니다. 하지만
사운드트랙에서는 빠져있죠)
한편 주인공 데이빗은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된 바 있는 독일 출신의
Boris Kodjoe 가 맡았습니다. (영화도 드디어 구해 봤는데, 너무 멋있더군요^_^)
이 외에도 마빈 게이의 딸 노나 게이의 출연이 눈에 띄네요.
-THE MUSIC-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했던 유명 가스펠 싱어들이 OST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공연 씬으로 출연한 Fred Hammond, Yolanda Adams와 Tamyra Gray의 곡이
먼저 눈에 띄는데요.
Fred Hammond
kirk Franklin과 함께 가스펠계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Fred Hammond는
잘 알려진대로 그룹 Commissioned의 리더로 출발해 지금은 솔로로써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본작에 실린 Fred와 Kirk Franklin의 수록곡들만 들어보아도,
블랙-가스펠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대략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Yolanda Adams의 'Victory'는 그녀의 2005년 신보 [Day by Day] 에도 수록되어 있는
경쾌한 느낌의 트랙입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이란 수식어가 필요없는 훌륭한
보컬리스트/연기자 Tamyra Gray. 그녀는 지난 데뷔앨범에도 가스펠 넘버를 수록할 만큼
가스펠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며,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의 상대역으로 비중있게 출연하죠.
'Now Behold The Lamb' 에서는 매끄럽게 고음을 처리하는 그녀의 차분한 보컬이 돋보입니다.
극 중의 Tamyra Gray의 모습
96년 데뷔한 커크 프랭클린 사단 출신 가스펠 싱어 Donnie McClurkin의
이름도 보이는데요. 그는 2006년 그래미 Best Traditional Soul Gospel Album 부문에
여가수 Martha Munizzi와 함께 후보로 올라 있는 실력파 가수입니다.
Donnie McClurkin
전곡 모두 콰이어가 웅장하게 지탱하는 정통 가스펠과 현대적인 어번 가스펠을 적절히
믹스한 컨템포러리 넘버들로 꾸며져 있어, 가스펠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하고
은 앨범입니다. 소울풀한 감성과 리듬감이 살아있는 기운을 충만히 느낄 수 있거든요.
별 ★★★★
R&B를 잘 부르고 싶으세요?
흑인 특유의 '감성', '소울'을 느끼고 싶으세요?
진짜 '소울풀'한 음악이 뭔지 궁금하세요?
가스펠을 들어보세요. 속이 시원해지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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